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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_ 크래프트 맥주의 시작

21세기 문화 아이콘 : 크래프트 맥주 >>>  

크래프트 맥주 혁명은 미국에서 출발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유럽과 남미는 물론 상하이 번화가, 동경 뒷골목, 서울 이태원 경리단 언덕에도 크래프트 맥주가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맥도날드를 미국이 만들어 낸 20세기 문화 아이콘이라고 한다면 크래프트 맥주는 21세기의 미국 문화 아이콘이랄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기준, 미국에는 5,301개의 양조장이 있다. 이들의 거래액은 무려 2조 5,000억 원 규모이며 미국 내 맥주시장의 12.3%를 차지하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 관련자 이해단체인 미국 양조 협회(Brewers Association)는 2020년이 되면 미국 맥주시장의 20%를 크래프트 맥주가 점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는 문화혁명의 아이콘을 넘어 경제혁명의 아이템이 된 것이다.

출처 : beveragedaily.com

개미처럼 작고(small) 독립적(independent)인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과 크고 둔중한 맥주 ‘공룡’들과의 싸움은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크래프트 맥주는 21세기 미국의 문화예술과 산업경제를 통합, 관통하는 화두이다. 예술과 경제! ... 사실 이 두 가지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힘든 담론구조를 가지고 있다. 예술의 최고선은 자아실현이며 경제의 미덕은 효율성과 성장이다.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근대사회(modern society)의 노동은 고립되었고 예술은 일상을 떠나 미술관, 박물관 속에 갇혔다. 마치 현대사회 문화경제적 조건 속에서 일과 놀이가 분리되고 생산과 소비가 일치될 수 없었던 것처럼.

출처 : wearebrewstuds.com

산업사회 이전의 맥주양조는 마치 빵을 굽듯이 평범한 일상이었을 것이다. 맥주양조는 맥아와 호프 그리고 효모만 있으면 시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산업사회 이후의 크래프트 맥주 운동은 일과 놀이의 통합뿐 아니라 생산과 소비의 통합, 예술과 일상의 통합 등 다양한 사회 현상을 반영한다.    

문화 정체 cultural identification>>>  

도대체 ‘크래프트 맥주란 무엇인가?’ 다양한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담론들이 생성되기 시작한다. 도대체 맥주혁명이 독일 혹은 북부 유럽의 특정 지역이 아닌 ‘왜 미국인가?’ 2014년, 브루클린 양조장의 공동 창립자인 스티브 힌디(Steve Hindy)는 『크래프트 맥주 혁명 : 세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 맥주를 어떻게 작은 양조장들이 바꾸고 있는가』라는 저서를 발간한다.

 

아마존(Amazone)의 서평은 이 책의 핵심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1980년 한줌의 개미양조장(microbrewery)들이 혁명을 깃발을 들었다. 적은 독점세력인 버드와이저(Budweiser), 밀러(Miller) 그리고 쿠어스(Coors)이다. 이들이 고착화시킨 미국인들이 맥주 마시는 방식 그리고 맥주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출처 : images.macmillan.com 

이 책의 저자 스티브 힌디는 1988년 브루클린 양조장을 설립했다.

미국에서 크래프트 맥주 혁명이 가능했던 이유는 역설적으로 미국에 버드와이저(Budweiser), 밀러(Miller) 그리고 쿠어스(Coors)가 맥주시장을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합성어 버드밀러스(Budmilloors)은 맛없고, 지루하며, 촌스럽고 미국적이며, 보수적인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마치 캐나다 맥주시장을 독점하는 몰슨(Molson)과 래뱃(Labatt)을 합성한 몰뱃(MolBatt)이 거의 ‘지질하다’라는 형용사처럼 사용되는 것과 같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크래프트 맥주가 단순히 맛없는 맥주의 대안이 아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정체성’으로 수용된 이유이다.

 

또 다른 이유는 음주와 금주의 자율성과 타율성에 관련된 본질과 연관된다. 1920년부터 1933년까지 미국의 금주령은 미국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에 큰 상흔을 남겼다. 인류에게 술은 자유와 예술의 상징이다. 특정 문화권에서 맥주는 음료 또는 한 끼를 대신하는 빵과 같은 음식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금주령 당시에고 술이란 자유를 상징하는 문화였다. 이런 문화를 규제하는 법은 저항의 대상이 된다.

출처 : beerandbrewing.com

미국의 전형적인 크래프트 맥주 골목축제. 작은 골목의 음악, 예술, 향유자는 하나가 된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의 철학, 정의, 포지션(position), 브랜드 디자인(brand design), CI(Communication Identity) 등 다양한 전략 전술이 자유, 문화예술, 저항, 독립 등의 약간은 ‘뜨거운 열쇠말’(hot key word)과 연동된 이유이다.

 

미국 맥주역사와 역사의 구조 >>>  

기록에 의하면 미국 최초의 양조장은 1612년, 뉴암스테르담(New Amsterdam 현재 NYC)에 만들어졌다. 1776년 미국의 독립선언이 있기 약 150년 전의 일이다. 이후 금주령 시대인 1920년까지 약 300년 간 양조장은 약 4,000여 개소 규모로 확장되고 1873년에는 최고치라 할 4,131개소를 기록할 정도로 활성화된다. 이러한 미국 맥주역사를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정리해 보았다.

미국 맥주역사는 근대(modern)의 변천 방식 혹은 산업사회의 작용, 반작용과 유사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미국 맥주역사의 1단계 상황은 전근대(pre-modern)의 문화경제 구조를 정직하게 반영한다. 2단계 상황은 ‘금주령’이라는 특수하며 극단적인 사회적 규범을 반영한다. 그리고 금주령 이후 대량생산에 의한 맥주의 확장(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그러나 독점적 확장이 의미하는 다양성의 축소는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전형적인 산업사회의 특징을 반영한다. 곧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위해 기획된 맥주인 버드와이저(Budweiser), 밀러(Miller), 쿠어스(Coors)의 시대를 의미한다.

 

탈산업사회(postindustrial society), 포스트모던(post-modern) 문화, 탈경제의 경제, 창의경제시대 등 다양한 사회경제 담론을 반영한 크래프트 맥주 혁명이 시작된다. 크래프트 맥주 혁명에 반영된 문화, 경제, 사회는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백과사전은 19세기 이전의 맥주 역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맥주는 인류가 유목생활에서 정착생활로 전환해 농경생활을 하면서부터 만들어진 음료이다. 기원전 4,000년경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에 위치한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인들에 의해 탄생했다는 것이 현재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메르인들은 곡물로 만든 빵을 분쇄한 다음 맥아를 넣고 물을 부은 뒤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맥주를 제조했다고 한다. 또한 기원전 3,000년경부터는 이집트 지역에서도 맥주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두산백과)

 

‘이후 맥주는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에 의해 유럽으로 건너가 중세시대에는 수도원에서 맥주의 양조를 담당했다. 수도사들이 금식기간 동안 기분 좋은 맛을 내는 음료를 마시기 원했기 때문이었다. 8세기경 영국의 에일(ale)과 포터(porter)가 만들어졌고, 10세기경부터는 맥주에 쌉쌀한 맛을 내는 홉을 첨가했다.’(두산백과)

출처 : sandcreekbrewing.com

19세기 이전의 맥주역사와 미국 맥주역사 1단계의 상황은 유사하다. 에일 중심의 전통적인 맥주가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의 노동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미국 위스코신주의 오더볼츠 양조장(The Oderbolz Brewing Co., 1856-1911). 1920년 금주령 이전 4,131개까지 확장되었던 미국의 전형적인 양조장 모습이다. 동시대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하는 개미양조장(microbrewery)의 규모를 연상시킨다.

백과사전은 19세기, 20세기 현대 맥주 역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맥주는 19세기 산업혁명 시기에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영국의 제임스 와트(James Watt)가 만든 증기기관은 물의 이송과 맥아의 분쇄, 맥즙의 교반 등에 동력을 사용할 수 있게 하며 맥주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독일의 카를 폰 린데(Carl von Linde)는 냉동기를 발명해 겨울에만 만들 수 있었던 하면 발효 맥주를 계절에 관계없이 양조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는 술이 효모의 작용에 의해 생성된다는 사실과 열처리 살균법을 발명했고, 덴마크의 에밀 한센(Emil Hansen)은 파스퇴르의 이론을 응용해 효모의 순수배양법을 개발하면서 맥주의 품질을 높였다.’(두산백과)

출처 : timesunion.com

버드와이저는 미국의 자존심 안호이저 부시(Anheuser_Busch) 양조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19세기, 20세기 맥주생산방식과 맥주독점의 상징이다. 2008년 벨기에 기반의 맥주회사 '인베브'(Inbev)와 합병해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Anheuser_Busch_Inbev)라는 세계 최대의 맥주회사가 된다.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는 2014년 한국 1위 맥주회사 오비맥주를 인수한다. 크래프트 맥주의 개미양조장(microbrewery)과 대조되는 전형적인 공룡양조장(macrobrewery)이다.

21세기의 맥주의 시작>>>  

1933년, 금주령은 민주당 루즈벨트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3년 동안 억압되었던 양조장들에게 봄이 돌아온 것이다. 폐쇄되었던 양조장이 새로 단장하기 시작하며 하나 둘 다시 개장한다. 그러나 금주령 이전과 달리 쉽지 않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산업사회의 메커니즘 속에서 소량생산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적은 자본과 작은 규모의 양조장으로는 살아 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현대적 양조 설비를 갖추지 못한 양조장으로는 극복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점차 문을 닫거나 큰 양조장에 흡수된다. 미국 맥주가 큰 양조장에서 만드는 심심한 라거로 통합되는 이유다.   

출처 : visualcapitalist.com

1933년 금주령 종료 이후 양조장 수는 늘어나다 다시 줄어들기 시작한다. 작은 양조장들이 문을 닫거나 통폐합된다. 1978년 홈브루잉이 합법화될 때 미국의 양조장 숫자는 총 89개로 줄어든다.